ㅡ인생의 맨 끝에 청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나는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다.
ㅡ그러면 어떻게 될까?
ㅡ지금의 우리 얼굴이 노인의 얼굴이겠지.
그의 늙은 얼굴도 나의 늙은 얼굴도 상상이 되질 않았다.
ㅡ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 대의 버스도 보이지 않는 버스정류장 앞을 지났다.
ㅡ그렇지 않아?
그가 나에게 부질없는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ㅡ가장 젊은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고 가장 늙은 얼굴로 지금 이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그건 괜찮아?
그가 문 닫힌 주얼리 상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그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ㅡ그 생각은 못 해봤어.
나도 인생의 끝에 청춘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못 해봤다. 나는 그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아닌 말을 중얼거렸다.
ㅡ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궁금해.

 

 

ㅡ인생의 맨 끝에 청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나는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다.
ㅡ그러면 어떻게 될까?
ㅡ지금의 우리 얼굴이 노인의 얼굴이겠지.
그의 늙은 얼굴도 나의 늙은 얼굴도 상상이 되질 않았다.
ㅡ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 대의 버스도 보이지 않는 버스정류장 앞을 지났다.
ㅡ그렇지 않아?
그가 나에게 부질없는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ㅡ가장 젊은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고 가장 늙은 얼굴로 지금 이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그건 괜찮아?
그가 문 닫힌 주얼리 상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그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ㅡ그 생각은 못 해봤어.
나도 인생의 끝에 청춘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못 해봤다. 나는 그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아닌 말을 중얼거렸다.
ㅡ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궁금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2020. 2. 8. 16:24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ㅡ인생의 맨 끝에 청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나는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다.
ㅡ그러면 어떻게 될까?
ㅡ지금의 우리 얼굴이 노인의 얼굴이겠지.
그의 늙은 얼굴도 나의 늙은 얼굴도 상상이 되질 않았다.
ㅡ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 대의 버스도 보이지 않는 버스정류장 앞을 지났다.
ㅡ그렇지 않아?
그가 나에게 부질없는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ㅡ가장 젊은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고 가장 늙은 얼굴로 지금 이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그건 괜찮아?
그가 문 닫힌 주얼리 상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그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ㅡ그 생각은 못 해봤어.
나도 인생의 끝에 청춘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못 해봤다. 나는 그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아닌 말을 중얼거렸다.
ㅡ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궁금해.